실버 경영

제목 복지시설 청소년 봉사 700만명이 사라진 까닭은…
작성자 silvermedi
작성일자 2023-02-13

내년부터 대입 스펙에 반영 안돼 봉사자 4년새 865만→160만명

서울 강서구의 한 구립 어린이 도서관은 겨울방학을 맞아 지난해 12월 8일부터 서가 정리를 할 청소년 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매일 3명이 필요해 수시로 모집하는데, 지난달 말까지 봉사를 하겠다고 찾아온 청소년은 두 달 동안 단 4명이었다고 한다. 인근의 한 자원봉사센터도 지난달 초부터 한 달간 ‘보라매 안전체험관’에서 관람객을 안내하는 봉사를 할 청소년을 모집했는데, 25명을 뽑으려 했지만 찾아온 건 10명이었다.

전국 주요 공공기관이나 민간 자원봉사 단체, 복지 시설 등에 청소년 봉사자 구인난이 벌어지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봉사 시간을 인증받을 때 사용하는 온라인 사이트인 행정안전부 자원봉사포털 1365에 따르면, 2019년 865만명이었던 청소년 봉사자 수는 2020년 281만여 명, 2021년 217만여 명 등으로 계속 줄더니 작년엔 160만5000여 명까지 떨어졌다. 작년 5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된 여파로 성인 봉사자 숫자가 2021년 1147만명에서 작년 1327만명까지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자원봉사 단체 등에 따르면 청소년 봉사자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은 오는 2024년 대학 입시 제도가 바뀐 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2019년 말 교육부가 발표한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 따라 이 학생들은 봉사 활동 시간, 자기소개서 등 정규 교육 과정 외 활동을 대입 생활기록부에 반영할 수 없다. 올해 고3이 되는 2005년생들이 처음으로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그러다 보니 봉사 활동에 나서는 청소년이 급격하게 줄고 있는 것이다.

입시 제도 변화 여파로 청소년 봉사자들이 급감하자, 이들로부터 쏠쏠하게 도움을 받았던 각종 복지 시설 등에서는 일손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 때는 개인 간 접촉을 자제하는 분위기인 데다, 시설 이용자도 적어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부분 해제되는 등 사실상 일상이 모두 회복되면서 곳곳에서 ‘구인난’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경기 남양주의 한 요양원에선 작년 9월부터 어르신을 대상으로 말벗 봉사를 할 학생 봉사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이 요양원의 경우 코로나가 퍼진 지난 2020년 이후 외부인 봉사자를 받은 건 3년 만이다. 하지만 하겠다는 청소년이 한 명도 없어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말벗 봉사 프로그램을 시작도 못 했다고 한다. 이 요양원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엔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와서 손주처럼 애교도 부리고 반찬 잘라드리기도 하면서 요양원 분위기를 따뜻하게 해주곤 했었다”면서 “그런데 요즘은 방학인데도 한 명도 안 왔다. 전혀 예상 못 했던 상황”이라고 했다.

고되지 않은 일을 하고 쉽게 봉사 시간을 받아갈 수 있어 인기가 많았던 봉사 활동도 마찬가지다. 서울의 한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초등학생들에게 나누어 줄 안전 우산을 꾸미는 활동을 할 청소년 봉사자 35명을 지난 1월 3일부터 모집했는데, 접수 마감일이었던 지난 27일까지도 20명도 못 모았다”면서 “겨울방학 때는 각종 봉사 프로그램이 모집을 시작하자마자 마감됐는데 요즘은 자리가 남는다”고 했다.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서울 강서구의 한 복지관은 지난 1월 17일부터 오는 2월 말까지 겨울방학 청소년 자원봉사학교 참가자 5명을 모집하고 있는데, 최근 한 달 새 신청자가 2명에 그쳤다. 복지관 관계자는 “‘봉사’라고 이름은 붙였지만 사실 장애를 이해하기 위한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듣고 간단한 퀴즈에 참여하면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는 활동인데, 신청자가 별로 없는 편”이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곳곳에서 봉사자를 모집하느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어르신 돌봄센터에서는 “예전부터 꾸준히 어르신 생활 보조 봉사를 나오는 친구들은 있지만 새로 봉사하러 오겠다는 미성년자 학생은 거의 없다”면서 “요즘에 일손이 부족해 한참 전에 우리 센터에서 봉사도 하고 가깝게 지냈던 학생들에게 ‘코로나도 풀렸으니 봉사하러 오면 맛있는 밥 사주겠다’고 연락도 했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요즘엔 봉사도 학생들이 뭘 좋아할지 생각해서 프로그램을 꾸리고, 소셜미디어에 재미있다고 홍보도 해야 하는 시대”라며 “학생들 모시기 위해 봉사 장소까지 갈 수 있는 교통편을 마련해주기도 한다”고 했다.

다수 학생, 학부모 사이에선 이런 변화를 오히려 반기는 반응이 많다. 대학 입시 부담이 줄었다는 것이다. 올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딸을 둔 어머니 이나영(44)씨는 “5년 전 큰아들이 대학에 들어갔을 때를 생각하고, 둘째도 봉사활동을 시키려고 평소 다니던 교회에서 봉사활동 자리를 알아보고 있었다”면서 “최근에 봉사활동을 해도 생활기록부에 반영을 못 한다는 걸 알게 돼 오히려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성모(45)씨는 “나도 어릴 때 마음에서 우러나지도 않는데 입시 때문에 떠밀려서 쓰레기를 줍거나 요양원에 가는 봉사 활동을 했었다”면서 “아예 활동을 하지 않고 가짜로 증명서를 발급받는 경우도 많이 봤는데, 이참에 진정한 의미의 봉사 활동이 자리 잡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출처 : 조선일보(https://www.chosun.com/)
링크 : https://www.chosun.com/national/national_general/2023/02/04/TPGHMCXCYFDIPL3U4KDP35WQ6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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